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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정보

[별자리와 신화] 전갈자리와 오리온자리, 그리고 뉴질랜드 마우이 신화

by 샨티-하 2024. 5. 23.

여름 밤하늘에 빛나는 아름다운 별자리, 전갈자리를 본 적 있는지요? 그리고 전갈자리에 얽힌 신화를 아는지요? 전갈자리에 얽힌 신화, 전갈자리와 오리온자리, 뉴질랜드 마우이 신화 소개합니다.

 

전갈자리

 

전갈자리는 여름부터 초가을, 남쪽 하늘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별자리입니다. 겨울 밤하늘에 빛나는 오리온자리와 함께 가장 아름다운 별자리로 꼽힙니다. 그러나 두 별자리는 만날 수 없습니다. 전갈자리는 여름 하늘에, 오리온자리는 겨울 하늘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전갈자리와 오리온자리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전갈이 오리온을 물어 죽였다고 합니다. 오리온과 전갈은 모두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었는데, 오리온은 아직도 자기를 물어 죽인 전갈을 무서워해서, 전갈이 사라지는 겨울이 되어서야 밤하늘에 나타난다고 합니다.

 

전갈자리와 안타레스

전갈자리에서 가장 큰 별이 '안타레스'입니다. 안타레스는 그리스어로 '화성에 대항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안타레스가 화성만큼이나 붉은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뉴질랜드 마우이 신화와 전갈자리

 

먼 옛날 뉴질랜드에 마우이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마우이는 후에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첫 번째 조상이 될 사람인데, 이 이야기는 마우이의 어렸을 적 이야기입니다.

 

전갈자리와 뉴질랜드 마우이신화
전갈자리와 뉴질랜드 마우이신화

 

마우이에게는 형이 둘 있었습니다. 형들은 언제나 동생인 마우이를 무시하고 구박했습니다. 함께 낚시를 가서도 동생에게는 바늘을 주지 않고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게 했습니다. 노는 데도 잘 끼워주지 않으려 했습니다. 마우이는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삼 형제에게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나이가 많아 혼자서는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삼 형제는 번갈아 가며 식사도 갖다 주고 심부름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형들은 이내 내 몰라라하고 자기들 일까지 마우이에게 시켰습니다.


하루는 마우이가 식사를 챙겨 갔는데, 할머니가 매우 위독하셨습니다. 놀란 마우이는 형들을 불러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럴 필요가 없다며 마우이의 손을 꼭 잡고 말했습니다.


"이제까지 나를 보살펴주어 고맙구나. 내가 죽으면 내 뼈로 낚싯바늘을 만들거라.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말을 마친 할머니는 마우이의 손을 잡은 채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마우이는 마음이 편치 않았으나 할머니의 유언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할머니의 주검을 밖에 내놓고 해골이 될 때를 기다렸습니다. 이런 장례를 풍장이라고 하는데, 풍장이란 송장을 땅에 묻지 않고 그냥 들판에 두는 것을 말합니다. 비바람과 햇살에 살은 흙이 되고, 뼈만 남으면 그 뼈를 추리는 장례법입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할머니는 해골만 남았습니다. 마우이는 할머니의 해골 가운데 턱뼈를 깎아 낚싯바늘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형들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형들은 마침 낚시를 가려던 참이었는데, 그러나 역시 마우이를 끼워주지 않으려 했습니다. 마우이는 형들 몰래 배에 숨어들었습니다.


배가 바다 한가운데 이르렀을 때 비로소 형들이 마우이를 알아보았습니다. 형들은 짜증을 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돌아가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대신 화가 난 형들은 마우이에게 미끼를 나누어주지 않았습니다.


마우이는 궁리를 하다가 자기 코를 주먹으로 쳤습니다. 코에서 피가 흘러나오자, 그 피를 낚싯바늘에 묻힌 다음 바다로 던졌습니다.


형들은 물고기를 몇 마리 낚았지만 마우이의 낚싯바늘은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형들은 마우이가 낚시를 못 한다고 놀렸습니다. 마우이는 대꾸도 하지 않고 낚싯줄만 바라보았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마우이의 낚싯줄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흔들리는 것으로 보아서는 뭔가 거대한 것이 바늘에 걸려든 듯했습니다. 옆에서 마우이를 놀리던 형들도 깜짝 놀라 함께 있는 힘을 다해 낚싯줄을 끌어당겼습니다.


서서히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뭐였을까요? 그건 큰 고래나 상어 같은 물고기가 아니었습니다. 놀랍게도 그건 거대한 섬이었습니다.


수면 가까이 끌려온 섬은 여전히 요동쳤습니다. 형들은 놀라 입을 벌리고 섰다가 요동치는 섬의 기세에 눌려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마우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낚싯줄을 잡고 젖 먹던 힘까지 발휘해 섬을 망 속에 집어넣었습니다.

 

 

마우이가 힘들게 낚은 섬이 바로 지금의 뉴질랜드 북섬입니다. 그 후, 마우이는 섬의 왕이 되었고, 마오리족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뉴질랜드 사람들은 이 섬을 마우이의 섬이라고 부릅니다.


그럼, 할머니의 턱뼈를 깎아서 만든 낚싯바늘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낚싯바늘은 하늘로 올라가 별자리가 되었습니다. 여름과 가을 하늘을 수놓는 아름다운 별자리가 되었습니다. 바로 S(에스) 자 모양의 별자리, 전갈자리입니다.

 

마치며

 

전갈자리와 오리온자리, 그리고 뉴질랜드 북섬의 생성과 시조 마우이에 관한 신화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오리온을 물어 죽인 전갈이든, 뉴질랜드 신화에 나오는 할머니의 턱뼈로 만든 낚싯바늘이든 신화는 참 그럴싸합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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